학생 4명 중 1명 아이비리그 입학…미국판 맹모들 몰린 ‘교육 1번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북부에 위치한 ‘위네트카(Winnetka)’는 미국 부유층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교육의 성지’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위네트카 학생 1인당 연평균 교육비는 3만5000달러(약 5000만원)로 미국 평균(약 1만6000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일부 최상류층 가정의 경우 학기 당 8만달러(약 1억1200만원)에 달하는 돈을 교육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가구의 평균 연소득 또한 25만달러(약 3억5000만원)로 미국 평균(7만달러, 약 1억원)의 3배 이상이다.

미국도 예외 없는 ‘맹모삼천지교’…최고의 명문 학군 ‘위네트카’ 몰리는 최상류층 갑부들

위네트카에 자리 잡은 대표적인 인물로는 억만장자 금융인 저스틴 이쉬비아(Justin Ishbia)가 있다. 그는 미국 최대 규모의 모기지 대출 기업 ‘유나이티드 홀세일 모기지(UWM)’의 창업주이자 CEO다. UWM의 운용자금 규모는 올해 2분기 기준 397억달러(약 5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쉬비아는 미국 NBA 구단 ‘피닉스 선즈(Phoenix Suns)’의 구단주도 겸직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약 54억달러(약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쉬비아는 2020년 시카오 미시간호와 접해 있는 1만6187㎡(약 4900평) 규모의 부지를 3370만달러(약 471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해당 부지에 연면적 6300㎡(약 1900평)에 달하는 대저택을 짓고 중이다. 실내·외 수영장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저택은 완공 후 일리노이주 내에서 가장 큰 저택에 등극할 전망이다. 정확한 공사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토지를 포함해 약 7740만달러(약 1080억원) 가량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가 위네트카에 대저택을 짓고 있는 이유는 자녀 교육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쉬비아는 과거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유치원에 입학할 시점에 맞춰 집을 완공하려 했다”며 “내 아이들이 여기(위네트카) 학교를 다니며 친구들을 사귀는 꿈을 꿔왔다”고 말한 적 있다. 그는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이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험재벌 패트릭 라이언(Patrick Ryan)은 위네트카에서 자녀 교육에 성공한 대표적인 학부모로 꼽힌다. 그는 이달 20일 기준 시가총액만 약 803억달러(약 112조34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보험중개업체 에이온(Aon)의 창업주이자 이사회 의장이다. 그의 개인 재산 규모는 8억1400만달러(약 1조1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은 1990년 위네트카 지역의 한 저택을 약 230만달러(약 34억원)에 매입한 후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저택 규모는 대지면적 1011㎡(약 305평), 연면적 650㎡(약 200평) 등이다. 내부는 6개의 침실과 4개의 욕실로 구성돼 있다. 현지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해당 저택의 가치는 약 450만달러(약 66억원)로 추산된다.

라이언이 해당 저택을 매입한 이유는 오로지 교육 때문이다. 그는 슬하에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장남이 태어난 시기에 맞춰 해당 저택을 매입했다. 장남 패트릭 라이언 주니어(Patrick Ryan Jr.)와 차남 롭 라이언(Rob Ryan) 모두 ‘노스웨스턴 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를 졸업했다. 노스웨스턴 대학교는 아이비리그에 속하지는 않지만 미국 대학 순위 8위에 올라 있는 명문 대학이다.

프라이빗 투자업체 ‘사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Satter Investment Management)’ 창업주 무니어 사터(Muneer Satter) 역시 위네트카 주민이다. 미국 금융권에서 ‘딸 부자’로 소문난 그는 슬하에 딸만 5명을 두고 있다. 펀드 매니저계의 전설로 불리는 그는 과거 골드만삭스 펀드 매니저로 활동하던 시절 무려 1300억달러(약 181조6800억원)의 자금을 운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터는 첫째가 태어난 2002년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위네트카’로 이사한 동시에 골드만삭스를 떠나 ‘사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를 설립했고 지금도 CEO로 활동 중이다.

당시 사터는 미시간호 인근에 위치한 저택을 약 950만달러(약 130억원)에 매입했다. 저택은 대지면적 9300㎡(약 2800평), 연면적 약 1858㎡(약 560평) 등의 규모다. 실내는 침실 8개와 욕실 6개로 구성돼 있다. 현재 해당 저택의 가치는 약 3500만달러(약 480억원)로 평가된다. 사터의 다섯 딸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공개된 바 없지만 장녀와 차녀 모두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세 딸은 세쌍둥이인데 올해 18세로 모두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금융업계 거물 로저 호흐실터(Roger Hochschild)도 위네트카의 오랜 주민이다. 그는 미국 신용카드 업체 ‘디스커버 파이낸셜(Discover Financial Services)’의 CEO를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2019년엔 포춘 500대 기업 CEO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호흐실터는 2005년 위네트카 고급 주택을 약 330만달러(약 46억원)에 매입했다. 저택은 대지면적 2023㎡(약 612평), 연면적 530㎡(약 160평) 등의 규모다. 실내는 15개의 침실과 6개의 욕실로 구성돼 있다. 현재 저택의 가치는 약 510만달러(약 71억원)로 추산된다. 그의 두 아들은 하버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현재는 독립해 따로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자 주민들 세금 걷어 교육 인프라에 올인…교사 1인당 담당 학생 수 가장 적어

‘위네트카’의 명성은 주민에게 걷은 세금으로 구축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인프라에서 비롯됐다. 일리노이주의 재산세율은 2.11%로 미국 평균(1.02%)의 두 배 수준이다. 이렇게 거둬 들인 세금은 교사 충원·교육 시설 확충 등에 집중 투자된다. 덕분에 위네트카 지역 내 공립학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인근 ‘글랜브룩 고등학교(Glenbrook High School)’는 올해 미국 최대 교육 리뷰 업체 ‘니치(Niche)’가 최고의 학교로 선정됐다. 위네트카의 명문 학교로 손꼽히는 ‘뉴 트리어 고등학교(New Trier High School)’는 졸업생의 25% 아이비리그 출신으로 알려졌다.

위네트카 내 명문 학교들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맞춰 교육을 조정하는 ‘위네트카 플랜(Winnetka Plan)’ 프로그램을 전부 도입했다는 점이다. 기존 ‘반 단위 수업 속도 조정’과 정반대 개념으로 단 한 명의 학생도 뒤처지지 않게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이 역시 각 학교 마다 풍부한 재원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위네트카 내 학교는 교사 1인당 담당 학생 수가 미국에서 가장 적다. 그만큼 많은 교사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 분위기 역시 교육에 최적화돼 있다. 위네트카의 인구 10만 명당 연간 범죄율은 24건으로 미국 전체 평균인 381건 대비 현저히 낮다. 마음 놓고 학교를 보내기 최적의 환경을 갖춘 셈이다. 게다가 위네트카의 지리적 요건 역시 주변에도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 다수 존재해 마약 등 청소년을 유혹하는 요인이 쉽게 침투하기 힘든 구조다.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위네트카 평균 집값은 230만달러(약 32억원)로 시카고 인근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며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라면 누구든 위네트카로 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로 인해 다른 인종의 유입이 적었지만 최근에는 이중국적이나 타 국적을 가진 사람들도 위네트카에 하나 둘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르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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