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등 주요 해외 대학교, AI 도움 받았다면 ‘사용내역서’ 필수 제출[Who, What, Why]
■ What - ‘AI 활용’ 제도화 사례
호주에선 ‘문장생성 금지’ 등
과목별 허용·금지 기준 명시
국내 대학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부정행위 사실이 드러나면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외 주요 대학들은 이미 AI 허용 범위와 사용 과정 기록 등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규칙을 마련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대부분 선언적 수준에 그치는 국내 대학들의 ‘AI 가이드라인’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미국 대학들은 대부분 AI를 전면 금지하지 않고 있다. ‘사용 여부가 아니라 과정 공개가 핵심’이라는 원칙에 따라 하버드·프린스턴·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주요 대학들은 과제·보고서에서 AI 활용을 허용한다. 사용했을 경우 반드시 ‘AI 사용 내역서(AI disclosure)’를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했고, 어떤 답변을 참고했으며, 학생이 스스로 어느 부분을 수정·보완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AI 탐지 프로그램보다 ‘AI 윤리 교육’ 이수를 필수 조건으로 지정한 대학도 늘고 있다. 학생에게 기술적 통제보다 윤리적 사고 능력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영국 대학들은 생성형 AI를 ‘학습 도구’로 인정하면서도 표절 금지 원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옥스퍼드·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등은 AI를 계산기·번역기처럼 활용 가능한 보조 도구로 분류하지만, AI가 만든 문장을 그대로 제출할 경우 명백한 표절로 처리한다. AI 활용 여부는 학생의 자율에 맡기되, 최종 결과물에 학생 고유의 판단 개입 여부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또한 과목·교수별로 AI 활용 지침을 별도로 공지하도록 해 책임과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호주 대학들은 AI 기준을 더욱 세분화해 과목별로 ‘허용·금지 범위’를 명시한다. 시드니대·멜버른대 등은 AI 표절 사태 이후, 모든 평가계획서에 △브레인스토밍 허용 △문장 생성 금지 △코딩 보조 일부 허용 등 항목별 AI 사용 기준을 표로 정리하도록 의무화했다. 학생들은 사전에 이를 안내받으며, 기준 위반 시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싱가포르국립대(NUS)는 여기에 ‘기초 역량 교육’까지 더했다. 모든 신입생에게 ‘AI·데이터 리터러시’ 과목을 의무화해 기본적인 AI 활용법, 편향 문제 등을 교육하고, 이를 이수해야 과목별 AI 정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 단위에서 AI 시대의 기본 소양을 제도화한 사례다.
출처 : 문화일보